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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20만부기념) 저자 정신과 의사 김혜남

세젤예척해봄 2023. 1. 1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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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남 저자는 정신과 의사로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지난 30년간 국립서울정신병원에서 수련의들에게 존경받는 교수로, 신경정신과의원의 원장으로, 나누리병원장의 아내로, 두 남매의 엄마로, 남존여비 사상이 강했던 시부모의 며느리로, 여든 넘은 어머니의 딸로 살아왔다. 그러다가 2001년 40대 초에 파킨슨병이라는 희귀병을 진단받게 됩니다. 

 

40대초면은 아직 엄청 젊으시고 한창때이신데..

오히려 아내 며느리 엄마 교수라는 이름을 내려놓고 병마와 투병을 하시면서

오직 본인만을 위해서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 이야기를 묵묵히 담아낸 만일 내가 다시 산다면을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작가 김혜남씨는 병원에서 근무도 하시고 집안일도 하시며 두 아이인 아들과 딸도 키우고 시부모님이랑 같이 사셔서 

시부모님도 봉양하셨다고 합니다.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는 날들도 많았으며 남편과 가족들이 모두 도와주지 않을떄 네가지 역할을 다 할려고 하니 

그 어느것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을 수 밖에 없으셨다며. 

그래도 딴에는 최선을 다한건데 병원에서도 집에서도 그걸 제대로 알아주는 사람은 없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엄마로써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과 미안함에 감히 힘들다고 말도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는 사이 아이를 키우는 것도 병원일을 하는 것도 집안일을 하는 것 모두 숙제처럼 하기 싫지만 

해야만 하는 일들이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기쁨을 즐기기는커녕 행여 아이에게 부족하고 좋은 엄마가 안 될까 봐 스스로를 닦달하면서 살았고, 일의 기쁨과 행복을 느끼기보다 행여 뒤처질세라 쫓기듯이 일을 하고 공부를 했다. 삶을 즐기려고 마음먹었다면 시간을 분배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해 가족에게 도움을 청했을 텐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삶을 즐기려고 마음먹었다면 집에 가자마자 저녁 준비한다고 서두르기 전에 아이와 눈 한 번 더 마주치며 안아 주었을 텐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삶을 즐기려고 마음먹었다면 출근하며 하늘 한 번 쳐다볼 여유를 가지고 환자들을 기쁘게 맞이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하루를 또 어떻게 버텨야 하나, 한숨이 먼저 나왔다. 

어느 순간 나는 웃음을 잃어버렸다. 

왜 나 혼자 이 모든 것을 감당해야하나 라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남편과 가족들을 원망하고 

불공평한 세상을 원망했다. 

 

이렇게 삶의 즐거움을 포기한 대가로 얻은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은 할말이 없다는 것이 더 기가 막히다고 합니다.

그 시절에 가졌던 죄책감과 피해의식은 작가의 기쁨을 앗아갔고 피곤하게 만들었으며 오히려 분노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죄책감과 피해의식에 시달릴 시간에 삶을 즐길 아이디어를 내서 그걸 실천에 옮겼더라면은 이렇게까지 후회하지는 않았을거라고. 

 

 

아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너무나도 공감이 되었습니다. 

저도 본치 않게 이번생을 워커홀릭으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애인와 헤어지고 저 자신을 먹여살려야 한다는 책임감 아래에서 지난 2-3년동안은 

팬데믹이라서 여행도 하지 못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그러지도 못하며 

일에만 몰두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일만 하다 보니까 삶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제가 없으면은 학생들이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으며 

저도 제가 없으면 학원이 안 돌아가는거 같다는 기분을 받고 제가 없으면 학생들이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 같고 제가 조그만 쉬어서 돈을 못 벌면은 제 생활에 크게 지장을 줄거라고 생각해서 

일에만 몰두하게 되었습니다. 

저를 우선시하는 것보다 오히려 남들을 더 우선시하게  되었는데요.

내가 없어도 세상이 너무나도 멀쩡하게 돌아간다는 말이 너무... 영혼에서부터 공감이 되었습니다. 

그걸 너무나도 잘 아는데도 내려놓기가 되지 않습니다. 나는 나를 기쁘게 하는 것이 무엇이 있지..?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오히려 그렇게  병마와 싸우면서 그제서야 비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다 잘해내고 싶은 마음에 스스로를 닦달하며 인생을 숙제처럼

살다보니 오히려 정작 누려야할 삶의 즐거움들을 너무 많이 놓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더 충격적인 것은 자신이 없는데도 세상이 

너무나도 멀쩡하게 잘 돌아간다는 사실이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작가 저자에게 들이닥친 파킨슨이라는 불행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합니다. 

너무 억울하고 사람들이 밉고 원망스러워 아무것도 못한채 한달동안 침대에 누워서 천장만 바라보았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직 자신은 죽은게 아니며 누워있는다고 아무것도 달라지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병이 초기라 아직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았다며 일어나서 하루를 살았고 또 그 다음날을 살았다고 합니다. 

대신에 해야한 하는 일보다 하고 싶지만 계속 미뤄둔 일들을 먼저 하기 시작했다고. 

 

살다 보면 예기치 않는 불행이 닥쳐올 떄가 있다. 

그것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그 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내가 어떻게 마음 먹느냐에 달려 있다.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 무엇이든 다 잘해내려는 욕심을 버리고 

방치해 두었던 내 자신을 챙기며 살아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더 이상 인생을 숙제처럼 살지 않겠다고. 

어차피 사는게 재미있게 살겠다고 마음 먹으니까 세상이 새롭고 신기하고 감탄할일이 많았다. 

 

삶이 힘들고 어렵고 좀체 나아질거 같지 않을 것 처럼 보여도 어느떄나 즐길거리는 분명히 있다. 

그리고 즐길거리가 다양한 사람일수록 불가피한 불운과 불행 또한 잘 버틸 수 있다. 

저자는 더이상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더라도 그떄그떄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가며 

재밌게 살고 싶다고 합니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하나의 문이 열린다. 그러니 더이상 고민하지 말고 그냥 재미있게 살았으면 좋겠다" 라고 

말을 합니다. 

 

 

과연 저에게도 이렇게 큰 불행이 찾아오게 되었을때 저도 과연 즐겁게 살 수 있을 까요? 

지금 저에게 기쁨을 주고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요.. 

제가 과연 저 자신의 기쁨을 위해서 지금 일하는 것을 포기할 수 있을지도 자신이 없었습니다. 

책은 저에게 질문을 할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진정한 어른은 어떤것인지도 이야기해줍니다. 

나이가 들면서 현명하게 어른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은데 

왜 이렇게 열등감와 시기감 이런것들로 똘똘뭉쳐있는건지 참 어렵습니다. 

 

 

건강한 어른은 양심과 죄책을 느끼고, 후회하는 능력과 자신을 용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즐거움을 추구하고 즐길 수 있으며 고통에 맞서 싸워나가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지 배우며, 이룰 수 없는 것들도 과감히 포기할 줄도 알게 된다고 합니다. 

 

건강한 어른은 인생이란 완벽하지 않으며 사람은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더불어 살아가야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내가 잘났다고 혼자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안에서 서로 부딪히며 

때론 승자가 되고 때론 패자가 될 수 밖에 없는 복잡한 현실을 인정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의 욕심을 적절히 조절하며 행복을 찾고 자신이 꿈꾸던 세상을 이우려고 노력한다. 

 

어른이된다는 것은 결국 내가 바라는 대로 움직인다는 어린시절의 전지전능함을 포기하는 과정이다. 

또 어떤 잘못도 용서받고 어떤 나쁜일이 일어나도 누군가가 해결해줄 것이라는 어릴적의 기대를 포기하는 과정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내가 소유했다고 생각했던 것들, 내 곁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하나씩 떠나보낼 떄가 되었음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이제는 날씬했던 허리와 정열, 모험심, 시력등이 사라져 가는 것을 그냥 바라만봐야 한다. 

 

 

어렸을적을 생각해보면 무조건 어른이 되고 싶었고 엄마아빠가 굉장히 큰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제 엄마아빠처럼 나이가 들면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여전히 어렵고 무겁습니다. 

어릴적 전지전능함을 포기한다는 과정이라는 표현도 무척 재밌었는데 

이게 아직도 잘 안돼서 그런것을 해 줄 수 있는 남자를 원하는건가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 마인드로 누구를 만나도 나는 결코 행복하지 못할거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마인드를 

자꾸만 고쳐먹어야하고 스스로의 자존감을 더욱더 키워야하며 왜이렇게 저는 남들보다 부족하게 많다고 느껴지는건지 

티스토리도 진짜 남들보다 방문자수도 너무 적은거 같고 댓글도 적고 작성하면서 현타가 많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가끔 그냥 그만두어야하나 고민도 되고 쉽지 않은게 인생인거 같아요.... 좋은어른이 되고 싶은데.. 쉽지않네요

그래도 이 책을 통해서 어떤게 올바른 어른인건지 방향성을 조금 배운거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죽음에 다가가면서 모든것은 사라지게 될거니 지금 현재를 소중히 여겨야겠습니다. 

건강하세요 저자님 ㅠㅠ

이겨내기 위한 노력을 쉼없이 해야한다. 그래서 가끔은 정말 지칠때가 있다. 

특히나 (파킨슨병의) 고통이 가시기는 커녕 심해지는 날엔 아무리 마음을 다잡으려 해도 우울해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럴때조차 고통스럽다 생각하며 누워있는 것 보다는 소소한 삶의 재미를 만들어가는 것이 훨씬 좋았다 

일어나서 하고 싶은 일들을 생각하고, 또 그걸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지 떠올리는 것만 해도 좋았으니까. 

컨디션이 좋은 날엔 예쁜 옷을 꺼내 입고는 외출을 하고, 컨디션이 안 좋아 누워있는 날에도 키우는 꽃과 나무에 새로 핀 

잎사귀는 없는지 살펴본다. 

 

나이가 먹을 수록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는 재미가 별로 없다고 말한다. 웬만한 일을 다 겪어봤기에 호기심이 안 생긴다는 것이다. 

먹고 싶은 것도 별로 없고 하고 싶은것도 별로 없다면서 뭐 신나는 일 없냐고 묻는다. 

하지만 오금이 저릴만큼 재미있는 일은 우리 인생에서 그다지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대부분 평범한 일상이 이어질 뿐이다. 

그리고 무엇이든 재미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실은 자신감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해봤다 두각을 나타내지 못할거라는 걱정 잘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무엇이든 시도해 조기를 주저하게 만든다 

그 겨로가 그들은 어떤 일에도 쉽사리 호기심을 갖지 못한다. 

 

하지만 그렇게 걱정하는 동안 우리는 그날 누릴 수 있는 진짜 재미를 놓쳐버리고 만다. 

 

 

그렇게 일에만 매진해서 나는 얻은게 뭐가 있지? 부? 

부도 솔직히 무슨 내가 나의 노후를 책임질 정도의 부를 번것도 아니고.. 

건강이 안 좋아져서 너무 꽉 막힌 장소를 가면은 숨을 못 쉬지 못하기도 한다. 

친구들은 나보고 늘 일하느라 바쁘다고 이야기를 한다. 나는 뭘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지? 

나는 스트레스 푸는 것도 일하면서 푸는 것 같다. 

그런 나에게 말이라도 하듯 작가가 계속해서 이야기해준다. 

 

정신없이 바쁘게 사는 것을 여기저기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는 증거라고 생각해 좋아하기까지 했다. 

지쳐 쓰러질떄까지 일하는데 길들여진 사람들은 삶에서 쉴 시간을 먼저 만들어 두어야한다. 

일을 하다가도 그 시간이 되면 무조건 휴식을 취하겠다고 작정을 하고 그에 맞는 계획을 미리 세워 두어야한다. 

 

현대인들은 아무것도 안하는 시간이 없다. 

끊임없이 뭔가를 한다. 남들보다 더 빨리 가지는 못해도 뒤처지기는 싫기 떄문이다.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검색하고, 인터넷 뉴스를 보고, 버스나 지하철에 앉아서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보거나 듣는다. 

그야말로 쉴 새 없이 정보들을 접하는 것이다. 

그처럼 잠들기 직전까지 계속되는 자극으로 인해 뇌는 어느순간 과부하에 걸려 두통을 호소한다. 

뇌가 더이상 자극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불안함에 아무것도 안하는 것을 못 견디기 떄문이다. 

 

 

 

이 책은 삶의 의미를 잃어간 나에게 삶이란 이런것이야 라고 알려준 책이었다. 

많이 아프신 병을 투병중이시면서 긍정적이고 아직 책도 집필하시는 작가님도 너무 존경스러웠고 

위로를 받았던 책이다. 

읽기가 크게 어렵지도 않았으며 잔잔하게 나의 마음에 남고 생각하게 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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